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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회고 그리고 2024년

회사

11월에 팀을 옮겼다. 특이한 부서의 인원 모집 공고가 떴는데 마침 예전에 있던 팀에서 알던 분이 계셔서 먼저 연락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뽑아주셨다. 이전 팀은 우리 회사의 핵심 부서 중 하나이고 아주 큰 조직이었다. 3년 6개월 동안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내외적으로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가 있었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어쩔 수 없는 문제가 많았다. 정신적으로 지쳐서 그런지 내적인 문제도 계속 쌓였다. 결국 환경을 바꿔주면 조금이라도 해소가 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이런저런 고민이 많을 때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옮겼다. 회사가 크다 보니 팀을 옮기는게 이직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주는 것 같다.

나오면서 이전 부서에서 경험한 일과 조직에 대한 복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리를 못했다. 더 늦기 전에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분명 배운 점도 많이 있었다. 그동안 배운 것과 고민했던 것이 새로 온 부서에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전 부서에 생각보다 길게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기도 한데, 이 정도 있었기에 알게 된 것도 많다.

이제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지 만으로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자의로 팀을 세 번 옮겨서 이번이 네번째 팀이다. 그동안 거쳐 온 부서들의 성격이 각각 달랐었는데 이번 팀은 또 완전 다르다. 선행 조직이고 다양한 직군이 있다보니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업무 목표, 방향, 관점을 갖고 있다. 팀이 작다보니 개인적인 역할도 더 생겼다. 리더는 아니지만 주니어 양성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예전보다는 나를 좀 더 돌아보고 주변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에 많은 걸 시도해보고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픈소스

작년에 다시 시작했던 Chromium 기여 활동을 잠깐 쉬다가 오픈 프런티어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패치를 반영했다. 회사에서도 오픈소스에 관심 있는 분들 대상으로 멘토링을 했다. 회사에서 갑자기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하였고 별 다른 가이드없이 멘토에게 자율적으로 멘토링을 맡겼다. 멘토링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준비해둔 자료가 없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새로 무언가를 만드는 건 부담되는 일이었다. 멘티는 두 명이었는데 간단한 세미나 한 번, 식사 몇 차례와 티타임을 가졌다. 한 분은 현업과 관련이 크게 없는 프로젝트였음에도 몇 차례 패치를 반영했다. 좀 더 준비가 되어있었으면 서로 좋았을텐데 아쉽다. 평소에 정리와 문서화를 잘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오픈소스에 관심을 갖고 직접 기여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2024년에는 1. Chromium 기여를 좀 더 해서 committer 가 되는 것, 2. 다른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선택해서 꾸준히 기여하는 것, 3. 내 프로젝트를 오픈소스 프로젝트 형식으로 개발하여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github

스터디

2개의 스터디를 해봤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하나는 AOSP 스터디였다. 온라인에서 스터디 인원을 모집하는 글을 보고 신청했다. 스터디 그룹 인원은 4~5명 정도 됐는데 각자 업무가 다르고 목표가 달랐다. 너무 광범위한 주제였고 스터디를 진행하기에 적절한 도서나 레퍼런스가 없었다. 온라인 스터디 8회, 오프라인 모임 1회를 하고 마무리했다. 현재 국내에서 AOSP 에 관심을 갖고 블로그에 자료를 꾸준히 올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스터디를 하면서 다른 회사에서 AOSP 관련 현업을 하면서 관심을 갖고 있는 개발자들을 만나서 좋았는데 이 기회를 발전시키지 못한게 아쉽다. 다른 스터디 하나는 Chromium contribution 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예전 부서 분들과 C++ 스터디를 해봤는데 이것도 잘 안 됐다. 제대로 된 스터디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스터디 그룹으로 공부하는 방식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이외에 Chromium contribution 을 하는 국내 개발자들을 모아서 했던 ‘오픈소스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에도 참여했었다. 매주 일요일 밤 10시에 온라인으로 모여서 인사하고 각자 개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도 어느 순간 흐지부지되면서 하반기부터는 모임 진행이 잘 안 됐던 것 같다. 올해는 스터디보다는 차라리 온라인 강의 수강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집에 있는 책도 많이 읽어야겠다.

블로그

2023년에는 이 블로그에 8개의 글을 올렸다. Chromium 에 반영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올리면서 좀 더 정리를 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2024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글을 올리려고 한다. 2023년 초에 velog, 티스토리를 따로 만들어서 조금씩 올렸는데 흐지부지됐다. velog 에는 간단한 TIL(Today I Learned) 을 올리고 티스토리에는 책, 강의, 레퍼런스 등을 정리하는 글을 올리려고 한다.

ga

중국 개발자가 내 Google Analytics ID 를 삭제하지 않은 채로 내 블로그 repo 를 그대로 갖다 썼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내가 해당 repo 에서 ID 를 직접 삭제하기 전까지 며칠동안 그 블로그가 추적되었다. 조회수가 너무 확 튀어버렸다.

search

다음은 검색어 순위. aosp cuttlefish 관련 검색어가 많다. 검색어 노출 순위도 나름 높은 편이다.

2024년

2024년 한 해의 목표를 Pay Off 로 정했다. 밀린 부채를 갚는 것이다. 아주 예전부터 매년 계획을 세웠지만 달성하지 못한 적이 훨씬 많았다. 잊고 살다가도 다시 또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시도하려고 한다. 위에 작성한 오픈소스 활동이라던지, 앱 출시, 블로그 관리 같은 일들은 대학생 때부터 생각하고 여러 방식으로 계획을 세웠던 일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마무리한 적이 없다. 1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쌓인 기술 부채와 미뤄두었던 여러 목표를 갚을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란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Published Jan 2, 2024